의뢰인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 중 하나는 ‘살면서 경찰서 올 줄 몰랐다’라는 말이다. 그만큼 경찰 조사를 한 번이라도 받아본 적이 없는 사람이 대다수이다. 여기에 범죄의 혐의가 의심된다며 경찰 조사에 참여하라는 전화를 받은 후에는 죄가 없는 경우라 하더라도 떨리는 마음에 며칠 밤을 잠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그렇다면 경찰 조사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이며,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 것일까.
우선 피의자의 지위로 경찰 조사에 참여하여 작성하는 문서는 ‘피의자 신문조서’라고 하며, 수사기관에서 수집하는 주요 증거이다. 수사기관에 출석하여 한 자신의 발언 하나하나가 유죄의 증거로 쓰일 수 있다는 의미이며, 어떻게 작성되느냐에 따라 수사기관의 기소 여부를 가르기도 한다.
일례로 한 의뢰인의 경우 경찰 조사에 홀로 참여하여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로 잘 답변하였다고 생각하였으나 피의자 신문조서에는 마치 혐의를 인정하는 것과 같이 작성되어있어 조서상 자신의 발언을 근거로 기소되었고, 수차례 법정에서 공방을 거친 후에야 혐의가 없음을 밝혀낸 사례가 있을 정도로 피의자 신문조서의 중요성은 무시하기 어렵다.
따라서, 경찰 조사에 임할 때 결코 가벼운 마음으로 수사기관이 알아서 혐의를 밝혀줄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이며, 조사에 임하기 전에는 자신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의심받는 혐의가 무엇인지 확인해야 하고, 방어할 수 있는 자료들을 수집하고, 정리하여 조사에 참석하여 결백함을 하나하나 밝히겠다는 자세로 임하여야 한다.
실제 조사에 참여하여서는 수사관의 질문들에 대하여 정확하게 답변을 하는 것이 중요한데 특히, 실제 경험한 사실, 들어서 안 사실, 단순 추측이나 의견 등을 분리하여 정확하게 진술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수사관이 자백취지의 진술을 이끌어내기 위해 반복질문을 하거나 유도신문을 하더라도 아닌 부분은 반드시 아니라고 대답하고, 원하는 대답을 하기보다는 차라리 대답을 안 하는 편이 나으며 적절히 이의제기를 하는 것도 필요하다.
조서 작성 후에는 조서를 열람하며 왜곡되거나 사실과 달리 기재된 경우 적극적으로 조서를 수정해주도록 요청하여야 하고, 조서가 전체적인 방향에서 어떠한 취지로 작성되었는지 보면서 수사관의 심증을 살피는 것도 주요한 포인트이다.
이후에는 경찰에서 조사받은 내용을 토대로 미진했던 부분이나 주장을 보강할 증거들을 확보한 후 수사기관에 법리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죄가 없다는 점을 주장함으로써 1차적인 준비가 마쳐진다.
이처럼 피의자의 지위에서 경찰 조사에 참석하여 자신의 억울함을 밝히는 일은 여러 노력들이 필요하고, 일상 생활을 정상적으로 하면서 조사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은 쉽지만은 않다. 따라서 가장 좋은 방법은 전문가인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며, 최소한 변호사와의 상담을 통해 자신의 상황을 정확히 진단받기를 권유드린다.